검색결과2,071건
프로야구

'불펜 불안' 한화, '7이닝' 산체스가 살렸다...NC는 SSG에 18득점 대승(종합)

불펜 불안 속에 무기력한 2연패를 당하고 1위 팀을 만났던 한화 이글스가 리카르도 산체스(27)의 호투로 귀중한 1승을 가져왔다.한화는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앞서 홈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불펜 불안 속에 2연패를 당했던 한화는 이날 승리로 3연패를 피했다. 앞서 시즌 초 KIA에 3연전 스윕패를 당한 것도 끊어내는 귀한 1승이었다.한화로서는 마운드에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였다. 한화는 앞서 1일 펠릭스 페냐가 5이닝, 2일 황준서가 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으나 불펜들이 남은 이닝을 지키지 못하고 패했다. 마무리 주현상을 제외하면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는 오른손 이민우 정도가 전부일 정도로 선수층(뎁스)이 얇아진 상태였다.어쩌면 해결책은 간단했다. 선발이 그만큼 긴 이닝을 책임지면 불펜의 비중을 줄일 수 있는데, 이날 산체스가 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대체 외인으로 한화를 찾은 그는 24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한 후 재계약도 이뤘다. 다만 산체스는 이닝 이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실점 억제는 빼어났다. 직전 등판인 지난달 2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실점했지만, 그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1.71에 불과할 정도였다. 다만 매 경기 꾸준히 사사구를 내주면서 이닝 소화력이 떨어졌다. 4월까지 등판한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6이닝을 막지 못했다. 이날은 달랐다. 1회 초 선두 타자 박찬호에게 안타는 맞았지만 남은 세 타자를 8구로 정리한 산체스는 2회도 병살타를 유도해 끝냈다. 3회 15구, 4회 9구만 던지는 등 경제적인 투구로 빠르게 이닝을 소화해 나갔다.타선도 필요한 점수를 냈다. 한화는 2회 초 황영묵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후 6회 초 1사 후 최인호의 안타, 정은원의 투런 홈런을 더해 3-0으로 달아났다. 이어 7회 초 요나단 페라자가 솔로 홈런을 더해 리드를 굳혔다.타선의 힘을 받은 산체스는 5회 사구 1개, 6회 단타 1개만 내주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회 역시 빠르게 아웃 카운트 2개를 추가한 그는 이창진과 8구 승부 끝에 볼넷은 내줬지만, 김태군을 잡고 7이닝 소화에 성공했다. 투구 수 총 105구. 적진 않았으나 이전까지 비슷한 투구 수로 5이닝 안팎만 소화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경기였다.다만 한화는 이날도 불펜 불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산체스가 내려간 후 8회를 이민우가 무실점으로 막은 한화는 9회 4점 차에도 마무리 주현상을 올렸다. 주현상은 KIA 중심 타자 나성범은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후속 타자 이우성에게 안타를 맞은 뒤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주현상은 이후 1피안타와 2탈삼진을 기록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한편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이날 승리로 개인 통산 100승을 이뤘다. 20202년 감독 대행으로 39승(3무 72패)을 기록한 최 감독은 지난해 5월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경질된 후 한화 사령탑에 정식 임명됐다. 지난해 47승 5무 61패를 기록했고 올해 14승을 추가했다. 잠실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라이벌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6-4로 승리했다. 베테랑들이 주인공이었다. 포수 마스크를 김기연에게 잠시 맡긴 양의지는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회 결승타를 치는 등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해결사가 됐다.1번 타자 정수빈은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 돌격대장으로 밥상을 차렸다. 올 시즌 개막 주전 유격수를 후배 박준영에게 넘겨주고 2군에서 페이스를 올리던 김재호는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2루타 2개를 쳐 하위 타선의 핵으로 활약했다. 두산은 3회 정수빈은 8구까지 가는 승부로 LG 디트릭 엔스를 괴롭힌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허경민이 안타로 기회를 이었고, 상대 폭투도 이어져 1사 2·3루 밥상이 양의지 앞에 차려졌다.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엔스가 2구 연속 던진 직구를 정확히 공략, 3-유 간을 가르는 우전 안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기세를 탄 두산은 4회에도 김재호의 2루타와 정수빈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LG가 7회와 8회 추격하자 두산이 9회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전민재가 2사 후 2루타를 쳤고, 조수행이 우중간 적시타로 그를 불러들였다. 마무리 홍건희는 8회 1점 차 3루 상황에서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막고 승리를 지켜냈다.인천에서는 NC 다이노스가 SSG에 기록적인 승리를 거뒀다. NC는 19-5 대승을 기록했다. NC는 6회 다섯 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 득점으로 KBO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인 4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은 총 4차례 있었다. 한 이닝 8볼넷도 리그 신기록이다.기록은 한 가지 더 세워졌다. NC는 손아섭이 4타수 3안타 1홈런 6타점 3득점을 기록하는 등 선발 타자 9명 전원이 타점과 득점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8번째다. 통산 162승을 노렸던 SSG 선발 김광현은 이날 4와 3분의 1이닝 7실점을 기록, 승수 대신 패전 투수로 물러나야 했다. 대구에서는 롯데 자이언츠가 8회 말까지 동점이 만들어지는 팽팽한 승부 끝에 신승을 거뒀다. 0-5로 크게 무너졌던 롯데는 4회 초 홈런과 연속 안타, 상대 실책을 틈 타 석 점을 추격했다. 이어 5회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더한 롯데는 7회 초 빅터 레이예스의 투런 홈런으로 역전을 이뤘다. 삼성도 8회 김지찬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9회 정훈이 투런 홈런을 치면서 쐐기를 박았다.수원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KT 위즈가 키움 히어로즈를 꺾었다. 정규 이닝을 1-1로 마친 가운데 10회 말 KT가 황재균의 안타, 김병준과 강백호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멜 로하스 주니어가 우익수 앞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쳤는데, 우익수 변상권이 이를 포구하지 못하고 안타를 내주면서 경기가 마무리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3 22:50
프로야구

[IS 승장] 이승엽 감독 "모든 투수 혼신의 힘 다해...타자들 집중력 대단했다"

두산 베어스가 투·타 전원의 분투 끝에 라이벌 LG 트윈스를 꺾고 최근 2연패에서 탈출했다.두산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LG와 맞대결에서 6-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정규시즌 17승(19패)을 기록, 같은 날 패한 키움 히어로즈를 제치고 6위에 올랐다. 반면 5위 LG는 시즌 16패(2무 18승)를 기록, 6위로 쫓아온 두산에 2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이날 경기 전 두산은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출국했다. 오른쪽 팔꿈치 염좌로 국내 병원 검진을 받은 그는 결과를 확실히 알고자 미국으로 건너갔다. 알칸타라가 없는 빈자리에 대체 선발 김유성이 나섰다.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로 입단한 그는 지난달 4월 2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이날 시즌 두 번째 등판을 치른 그는 3이닝 1실점으로 승리는 추가하지 못했으나 LG를 최소 실점으로 묶어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두산은 김유성이 내려간 후 박치국, 이병헌, 김강률, 최지강이 연이어 나와 리드를 지켰고 마무리 홍건희가 한 점 차까지 쫓긴 위기 상황에 올라 1과 3분의 1이닝을 막고 경기를 마쳤다.타선에서는 베테랑들이 힘을 냈다. 두산은 3회 1-1 상황에서 4번 타자 양의지가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LG가 7회 2점, 8회 1점을 내 5-4까지 추격했지만, 두산은 9회 2사 때 전민재와 조수행의 연속 안타로 쐐기를 박고 값진 1승을 챙겼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선발 김유성부터 마무리 홍건희까지 모든 투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그 기운에다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더해지며 연패를 끊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이 감독은 "타선에서는 양의지가 3회 초구부터 적극적인 스윙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며 "4회(2점)와 9회(1점) 득점 과정이 모두 2사 후 나왔다는 것도 선수들의 집중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한편 이날 잠실구장에서는 LG와 두산의 라이벌 매치를 보기 위해 찾아온 팬들로 경기가 시작 직전 매진을 이뤘다. 이 감독은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3 22:09
프로야구

[IS 피플] ‘최연소’보다 ‘최고령’ 가까워졌지만…괴물, 12년 세월 넘어 마침내 100승 고지

'괴물'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이 결국 KBO리그 100승 고지에 올랐다.지난 2012년 4월. 한화 팬들은 한껏 기대감에 부푼 채 시즌을 맞이했다. 4번 타자 김태균이 일본 리그에서 돌아왔고,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한화와 계약했다. 무엇보다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앞둔 에이스 류현진이 커리어하이를 해줄 거로 기대했다.앞서 6년 동안 류현진이 쌓은 승수는 89승. 류현진은 부상을 입었던 2011년에도 11승을 기록한 특급 투수였다. 당시 만 25세였던 그가 최연소(정민철 만 27세 3개월 2일)와 최소 경기(김시진 186경기) 100승 기록을 모두 깰 거로 보였다. 현실은 잔인했다. 한화는 2012년에도 최하위에 그쳤다. 수비는 불안했고, 타선은 침묵했다. 불펜 방화도 이어졌다. 평균자책점 2.66과 커리어 최다인 210개 탈삼진을 기록한 류현진은 통산 100승은 물론 시즌 10승 달성조차 실패했다. 괴물은 통산 98승을 기록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MLB 통산 78승을 거둔 류현진은 12년 후 친정으로 돌아왔다. 이번엔 KBO리그 100승 돌파가 어렵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잔인했다. 개막전부터 수비 실책이 쏟아졌고, 타선과 불펜은 여전히 기복이 심했다. 류현진도 예전 같지 않았다. 미국에서 뛰는 동안 어깨와 팔꿈치를 수술했고, 30대 후반에 접어든 그는 힘만으로 타자들을 이겨내지 못했다. MLB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 적응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복귀 후 2패를 당한 뒤 네 번째 등판에서 겨우 99승째를 거뒀다. 류현진은 지난 4월 30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KBO리그 100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이번에도 위기는 있었다. 2회 초 실책으로 박성한을 내보냈다. 이어진 2사 2·3루에서는 박지환의 타구가 류현진 발을 맞으면서 1타점 내야안타가 됐다.어려움 속에서 류현진은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3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희생플라이로 1점만 내줬다. 모처럼 타선과 불펜의 도움도 받았다. 한화는 3회 말 노시환의 만루 홈런으로 역전했고, 불펜진도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에이스의 대기록을 지켜냈다. 12년 전 최연소 기록을 꿈꿨던 25세의 에이스는 역대 33번째로 100승 투수가 됐다. 최고령 100승(이상군 38세 9일)에 가까운 나이가 되어서다. 류현진은 "홈 팬들 앞에서 100승을 해서 더 뜻깊다. 계속해서 달려 나가겠다"며 "이전 몇 경기에서 계속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아쉬움이 많았다. 앞으로 좋은 기운을 받아 쭉쭉 나아가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5개의 어려운 땅볼 타구를 처리하고, 만루홈런을 날린 노시환은 "(류현진 선배님께서) 소고기를 한번 사셔야겠다"라며 웃었다. 류현진은 "노시환의 실력이라면 당연히 그 정도는 해줘야 한다"고 답한 후 그를 초청해 '한우 파티'를 열었다.올 시즌 개막 후 7승 1패로 선두에 올랐던 한화는 현재 8위(1일 기준 13승 19패 승률 0.406)까지 추락했다. 김민우(팔꿈치 수술)와 문동주(1군 말소)가 이탈하는 바람에 선발 로테이션에 타격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도 팬들의 응원은 뜨겁기만 하다. 한화는 홈 17경기 연속 매진(1일 기준·KBO리그 신기록) 행진 중이다. 류현진은 "한화 선수단이 최근 안 좋았지만, 계속해서 싸우고자 한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한화 팬들께서 대전뿐 아니라 원정 경기에도 찾아와 응원해 주신다.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2 06:31
프로야구

단타를 사실상 '투런 홈런'으로 만든, 한화의 '자멸 수비' [IS 냉탕]

'기본'이 흔들렸다. 한화 이글스가 홈 팬들 앞에서 자멸했다.한화는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를 7-8로 패했다. 전날 경기에서 류현진이 KBO리그 통산 100승째를 따내는 등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대역전패했다. 시즌 13승 19패로 8위를 유지했다.5회까지는 '일방적인' 한화 페이스였다. 1회 말 2사 후 터진 노시환의 투런 홈런. 2회 말 무사 1·3루에서 박상언의 좌익수 방면 1타점 2루타, 2사 1·2루에선 황영묵의 적시타로 4-0까지 앞섰다. 3회 말에는 안치홍과 이도윤의 안타로 연결한 2사 1·2루에서 박상언이 다시 한번 타점을 책임졌다. 프로야구를 중계한 포털 사이트 내 한화의 승리 확률이 80% 넘게 측정되기도 했다. 더욱이 SSG는 선발 박종훈(3이닝 8피안타 1피홈런 6실점)이 조기 강판당하면서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한 상황이었다. 승운이 한화에 따르는 모습이었다. 한화는 4회 초 에레디아의 적시타로 처음 실점했으나 4회 말 안치홍의 적시타로 6-1 리드를 유지했다. 6회 초 에레디아의 적시타로 두 점째를 내줄 때만 하더라도 승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한화는 7회 초 무너졌다. 장시환이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1사 후 최지훈을 다시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추신수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3-6 추격을 허용했다. 투수를 박상원으로 교체했으나 '패착'이었다.박상원은 최정의 볼넷 이후 한유섬에게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맞았다. 6-6 동점. 이어 에레디아의 우전 적시타로 역전을 허용했다. 더 큰 문제는 후속 수비였다. 우익수 채은성이 홈으로 송구한 걸 포수 박상언이 2루에 재송구했는데 이 과정에서 공이 외야로 흘렀고 중계 플레이 미숙이 겹쳐 에레디아가 홈까지 파고들었다. 단타로 끝날 타구가 사실상 투런 홈런의 효과를 냈다. 그걸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이날 한화는 여러 부분에서 '미숙'했다. 4회 초에도 에레디아가 2루타를 기록한 뒤 중계 플레이 빈틈을 놓치지 않고 3루까지 뛰었다. 6회 초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건 폭투였다. 시한폭탄 같던 경기력은 7회 초 한 번에 터졌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온 볼넷 3개로 화약을 쌓았고 적시타와 수비 실책으로 폭탄을 터트렸다. SSG보다 4개 더 많은 팀 안타 12개를 기록하고도 패한 이유. 17경기 연속 홈 경기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그만큼 뼈아픈 1패였다.대전=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01 22:49
프로야구

이재현 열고 강민호 마무리한 역전극, 오승환이 지켰다...'신구조화' 삼성, 한화에 2연승

삼성 라이온즈가 선수단의 신구조화를 앞세워 2연승을 달렸다.삼성은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서 5-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신성' 이재현(22)의 홈런포로 시작된 역전극을 베테랑 강민호(39)와 오승환(42)이 이어받아 완성했다.삼성은 이날 경기 중반까지 한화 선발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에게 묶였다. 삼성 타선이 침묵하는 동안 한화 타선이 먼저 터졌다. 한화는 2회 말 포수 이재원이 적시타로 노시환을 불러들여 선취점을 만들었다. 3회엔 노시환이 직접 2타점 적시타를 쳐 리드를 석 점으로 벌렸다.하지만 중반부터 경기 흐름이 삼성으로 기울었다. 젊은 타자들이 포문을 열고, 베테랑이 마무리하는 신구조화가 특히 돋보였다. 삼성은 5회 초 3년 차 유격수 이재현이 투런포로 산체스에게 첫 실점을 안겼다. 지난해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한 그는 부상에서 돌아와 앞서 5경기에서 6안타를 몰아치는 등 절정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었다. 분위기를 바꾼 삼성은 마침내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7회 초 1사 후 김지찬과 이재현, 구자욱까지 3연속 볼넷으로 만루 기회를 잡은 후 침착하게 한화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데이비드 맥키넌이 한화 이민우를 상대로 좌중간 1타점 적시타를 기록,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류지혁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역전까지 이뤄냈다.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져 휴식을 취하던 강민호가 대타로 힘을 보탰다. 역전 후 타석에 들어선 그는 이민우를 상대로 3루수 노시환을 뚫는 내야 안타를 기록, 구자욱을 불러들이는 타점으로 이 경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이 안타는 강민호 개인 통산 2007호였다. 지난달 28일 포수 역대 최다 경기 출장 신기록을 작성한 그는 4월 12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도 포수로서 역대 두 번째 개인 통산 2000안타를 기록한 바 있다. 프로 21년 차에도 여전한 기량을 증명하고 있다. 또 다른 베테랑 중심 타자 오재일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상황에서 그는 팀 타선의 중심을 지켜내고 있다. 강민호가 완성한 역전은 투수조 최고참 오승환이 지켜냈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그는 삼진 2개를 뽑아내며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세이브를 올렸다. 앞선 19일 한화전에 이어 시즌 7번째 세이브이자 개인 통산 407번째 세이브.지난겨울 삼성은 뒷문 보강을 위해 정상급 마무리 투수인 임창민과 김재윤을 차례로 영입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마흔두 살 베테랑 오승환이 클로저 역할을 든든히 해내고 있다. 오승환은 이날까지 4월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을 유지하는 중이다.박진만 삼성 감독은 21일 승리 후 "이재현 선수의 홈런에 이어 선배들이 경기 후반 동점과 역전을 만들어 주었다. 불펜에서도 임창민-김재윤-오승환으로 이어지는 위력투를 확인했다"며 승리 요인을 짚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1 18:19
프로야구

박종훈 큰 부상 피했다 "저 괜찮아요, 더 던지려고 했는데···"

"괜찮아요. 더 던지려고 했는데···."경기 종료 후 만난 SSG 랜더스 '핵잠수함' 박종훈은 '타구에 맞은 부위는 괜찮나'라는 걱정에 웃으며 답했다. 박종훈은 19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3과 3분의 1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61개(스트라이크 40개)였다. 이번 시즌 들어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으나, 타구에 맞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박종훈은 1-0으로 앞선 4회 초 LG 선두 타자 오스틴 딘이 친 강습타구에 오른팔을 맞았다. 박종훈은 통증에도 1루 쪽으로 굴러간 공을 잡아 송구하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다.SSG 벤치는 박종훈이 투구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한두솔로 교체했다. 구단은 "박종훈이 오른쪽 이두근 부근에 타구를 맞았다"며 "상태를 확인한 뒤 검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경기 종료 후 만난 박종훈은 "타구에 맞은 부위는 괜찮다"고 했다. 따로 병원에서 검진도 하지 않았다. 그는 "더 던질 수 있었는데, (벤치에서 부상을 우려해) 마운드를 내려왔다"고 했다. 박종훈은 이날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오른 허벅지를 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날 10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박종훈은 올 시즌 첫 등판이던 한화 이글스전에서 2이닝 1실점에 그쳤는데, 볼넷을 6개나 헌납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다음 등판이던 7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4이닝 7피안타 7실점으로 또 무너졌다. 13일 KT 위즈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최근 3년 동안 합계 9승에 그친 박종훈은 지난 시즌 종료 후 14kg을 감량하며 부활을 다짐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19일 경기 전 "당연히 박종훈에게 기대를 건다. KT전 종료 후 감각을 찾았다고 하더라"며 "좀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만드는 선수가 있다. 박종훈이 그렇다. 나뿐만 아니라 선수단 모두가 박종훈이 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종훈은 아쉽게도 타구에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큰 부상은 피했다. 현재 상태라면 다음 등판에는 큰 지장이 없어 보인다. 인천=이형석 기자 2024.04.20 00:10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야구는 선수가 한다, 아니면 감독도 한다?

2024년 프로야구가 개막 3주째에 접어든다. 올 시즌 KBO리그는 어느 해보다 각 팀의 변화가 크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에 복귀했고 '명장' 김태형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을 맡았다. KIA 타이거즈는 사상 첫 1980년대생 감독으로 이범호 타격 코치를 선임했다.세 팀의 성적표가 어떨지 유독 관심이 크다. 이 중 가장 눈길이 쏠리는 건 롯데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롯데는 팬들의 염원대로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하지만 외부 자유계약선수(FA)를 수혈하지 않았다. 내부 FA 전준우가 팀에 잔류했으나 '집토끼' 안치홍이 한화로 이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개막 전 대부분의 해설위원이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 가능성을 낮게 봤다. 객관적인 데이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롯데는 올해보다는 내년 이후가 기대되는 '미래의 팀'에 가깝다.공교롭게도 롯데는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4·5월 봄에 강하다고 해서 '봄데(봄+롯데)'라고 불릴 때가 많았지만 올해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첫 12경기에서 4승(8패)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만약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다면 레거시 미디어들은 '김태형 효과'라고 평가할 거다. 그만큼 롯데는 선수단보다 감독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KBO리그는 김응용·김성근·김인식 감독이 주축인 '3김 감독 시대'가 끝나면서 '감독의 야구'가 희미해졌다. 이후 "야구는 선수가 한다"는 이른바 '선수의 야구'가 강조됐다. 물론 "야구는 선수가 한다"는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다만 "그 선수들을 기용하는 건 감독"이라는 주장도 설득력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감독의 연봉은 미국프로농구(NBA)를 비롯한 다른 종목과 비교하면 적은 편이다. 그만큼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평가다. KBO리그는 어떨까. 감독의 연봉이 FA B 등급과 C 등급 사이다. 최근 추세는 우승 감독 타이틀을 달면 3년, 총액 20억원 이상 보장 받는다. 전반적인 리그 수준에서 많은 연봉을 받는 건 그만큼 감독의 역할을 더 높게 평가하기 때문이다.롯데의 경우 김태형 감독에게 현역 최고 대우인 3년, 총액 24억원을 안겼다. 연평균 8억원은 FA B등급 수준의 대우로 올 시즌을 리빌딩이 아닌 '윈나우'로 생각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KBO리그에서 감독의 비중은 FA 선수들 못지않다. 야구는 선수가 하지만, 그런 선수를 적재적소 투입하고 발굴하는 감독의 능력은 웬만한 FA 선수 한두 명을 대체할 수 있다. 반면 이런 능력이 부족한 감독은 팀에 엄청난 마이너스를 안길 수 있다. 따라서 프로야구 감독에게 필요한 자질 가운데 하나가 선수 보는 안목이다. 김태형 감독은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시즌 초반 롯데의 행보는 불안하다. 팬들의 기대와 결과가 부합하지 않는다. 다만 지난주 3승 2패로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는 건 기대 요소다. 올해 롯데가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면 "야구는 선수가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을 거다. 반면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포스트시즌에 오르면 "감독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얘기가 맞게 된다. 과연 롯데의 최종 성적표는 어느 정도일까. 필자가 궁금해하는 KBO리그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04.09 09:52
프로야구

한화 기세 잠재운 '최하위 후보' 키움의 7연승..."10등이 1등 이기는 게 야구"

"10등 팀이 1등 팀을 이기는 게 야구잖아요."2024년 KBO리그에 연이어 '반란'이 일어나고 있다. 처음엔 '9위' 한화 이글스더니, 이번엔 '10위' 키움 히어로즈가 7연승 가도로 순위표 판도를 뒤흔들었다.키움은 지난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 정규시즌 맞대결에서 4-3으로 11회 연장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키움은 4연패 후 최근 7연승을 질주, 승률 0.636으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통합 우승 팀 LG 트윈스보다 승차 없이 승률 차이로 한 계단 위에 있다. 말 그대로 지난해 10등 팀이 1등 팀보다 높이 있는 상황이 펼쳐졌다.키움의 반전은 예상 내지만, 예상 밖이다. 매년 시즌 전 하위권 예상과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다는 전망을 듣고 수 차례 가을야구에 오른 키움이다. 외부 전력 보강이 적으니 보강을 마친 다른 팀들과 경쟁에서 밀릴 거라는 평가를 받지만, 결과는 새 얼굴을 발굴해 낸 키움의 승리일 때가 많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연패에도, 연승에도 덤덤한 이유기도 했다. 홍 감독은 7일 경기 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그런 여론에 별 신경쓰지 않았다. 선수들도 무감각해진 것 같다. 매년 그랬지 않나"라며 "선수들도 의식하지 않겠지만, 나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강조했다. (지난해 10위였으니) 올해는 더 떨어질 곳도 없다. 자신 있게 도전하자'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매 게임 최선을 다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하지만 키움은 개막 4연패로 올 시즌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역시'라는 평가가 따랐다. 홍 감독도 "그때는 조바심이 나더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다"며 "일단 우리가 약한 부분은 인정해야 했다. 보강해야 할 부분은 준비해야 했다. 어차피 144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평가나 시선은 최대한 신경쓰지 않으려고 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앞으로 어떤 연승, 연패, 위기가 올지 모른다. 그에 맞게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한화와 키움의 맞대결은 지난해 9위와 10위의 대결이기도 했다. 얼핏 하위권 싸움 같아 보여도 한화의 기세가 만만하지 않았다. 타율 1위(8일 기준 0.449) 홈런 1위(6개)를 질주하는 요나단 페라자를 중심으로 타선의 파괴력이 시즌 초 으뜸이었다. 키움은 5일과 6일 연달아 한화를 잡았으나 한화 마운드 공략에 성공했을 뿐 한화 타선에는 2경기 합계 13점을 내줬다.키움에는 스타 플레이어가 적었지만, 집중력 있는 플레이로 한화와 3연전을 모조리 가져왔다. 7일 경기에선 선발 김선기가 5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송성문이 동점 투런포를 쳤다. 위기 때 불펜의 호투, 중견수 이주형의 호수비 등이 팀을 구원했다. 가장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건 주장 김혜성이었다. 1회 말 동점 솔로포를 친 그는 11회 말 경기를 마무리하는 멀티 홈런으로 팀의 7연승을 만들었다. 키움이 하위권에 빠질 거라는 예상을 깼듯, 김혜성도 자신이 '단타자'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깨부수고 있다.김혜성은 외부 시선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팀 분이기를 연승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팀 분위기는 계속 좋았다. (부상 선수들이) 빠졌을 때 아무래도 팀이 연패에 빠지다 보니 분위기가 좋지 못했다. (이)원석 선배님도 그렇고 많은 선배님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그 덕분에 분위기가 조절되면서 연승을 거둘 수 있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김혜성 본인도 "원석 선배님이 이야기해주신 것과 같은 말을 했다. 동료들에게는 그저 그라운드 내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될 거라고 했다. 144경기 내내 야구를 매일 잘할 수는 없다. 최선을 다하면 이기는 날도 있고 지는 날도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김혜성은 "야구라는 건 결과를 알 수 없는 종목"이라고 했다. 그리고 "10등 팀이 1등 팀을 이기는 게 야구"라며 "외부 평가는 신경 쓰지 않고 선수들끼리 할 것을 했다. 또 자기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잘 준비했기 때문에 이렇게 분위기를 잘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선수단 분위기를 돌아봤다.야구가 어떤지 알기 때문에 연패에도, 연승에도 그는 덤덤하다고 했다. 김혜성은 "4연패 때와 지금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고 느껴지는 건 없다. 그때도 연패지만 다들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아쉽게도 결과가 좋지 않아 연패했다"며 "지금은 반대로 똑같이 했다. 그래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기에 연승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08 09:56
프로야구

[손윤의 야구 본색] LG의 발야구, 올해도 큰 그림으로 작용할까

LG 트윈스는 지난 주말 키움 히어로즈에 연패를 당했다. 지난해 프로야구 통합 우승 팀으로 전력이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들었지만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케이시 켈리·임찬규 등 선발 투수들이 부진한 탓이었다. 그렇다고 해도 LG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다. 타선과 마운드 전력이 안정적이어서 언제든 위로 치고 올라갈 힘이 있다. 여기에 '발야구'라는 무기도 있다.LG는 4일 기준 팀 도루가 18개로 KBO리그 1위다. 부문 최하위 한화 이글스(4개)과 4배 이상 차이 난다. LG의 뛰는 야구는 비단 올 시즌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지난해에도 팀 도루가 166개로 2위 두산 베어스(133개)에 크게 앞섰다. '발야구'를 두고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가장 큰 이유는 효율성이었다. 2023시즌 LG의 팀 도루 성공률이 62.2%에 그쳤기 때문이다.도루는 성공하면 한 베이스를 더 가며 득점 확률을 높여준다. 반면 실패하면 아웃카운트는 물론이고 누상의 주자도 사라져 득점 기회가 날아간다. 현장에선 도루가 공격에서 효과 있으려면 성공률이 75% 이상은 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점에서 LG는 지난해 적지 않은 실패로 비판을 들었다. 다만 '발야구'는 포스트시즌을 비롯한 단기전에서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도루 성공률이 낮더라도 누상에 주자가 나가면 뛸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상대 배터리는 물론이고 벤치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 머릿속이 복잡해진다는 의미다. 투수는 슬라이드 스텝을 빠르게 던져야 한다. 포수는 도루 저지를 쉽게 하려고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코스의 빠른 공 위주로 투수를 리드할 가능성이 크다. 슬라이드 스텝은 빠를수록 구위가 떨어지고, 단순한 공 배합은 타자에게 읽히기 쉽다. 도루에 대비해 피치아웃 사인이라도 내면 볼카운트는 그만큼 불리해진다.지난해 LG는 정규시즌에선 도루로 분명히 손해를 봤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도루 시도나 성공률을 떠나 상대가 의식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득이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발야구'에서 선수의 주력만큼 중요한 건 감독의 의지다. 과거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에서 '발야구'로 팀을 강팀으로 이끈 김경문 전 감독은 "실패했을 때 그것에 대해 벤치가 선수를 비난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독이 실패에 따른 책임을 선수에게 전가하면 과감한 주루가 나오지 않게 된다는 뜻이다. 터무니없는 도루와 주루로 아웃이 됐을 때는 감독의 속은 쓰릴 수밖에 없다. 그럴 때도 감독은 언론 등을 통해 선수의 공격적인 주루를 칭찬해야, 팀의 기조가 시즌 내내 흔들림 없이 이어질 수 있다. LG는 지난달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2-2로 비겼다. 연장 12회 말 1사 1·2루에서 2루 주자 오지환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가 런다운에 걸려 아웃된 장면이 선수단은 물론이고, 팬들의 뇌리에 남았다. 그래도 경기 후 염경엽 LG 감독은 "실패보다 안 좋은 건 도전을 하지 않는 정신"이라며 "오지환의 도루 시도는 절대 잘못한 것이 아니다"라고 옹호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발야구'를 대하는 감독의 의지와 지지는 변함없다.야구 칼럼니스트정리=배중현 기자 2024.04.05 08:01
산업

신세계 위기에 야구장에서도 자취 감춘 정용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근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장 취임 후 즐겼던 소셜미디어(SNS) 활동을 줄이고, '안방'처럼 드나들던 야구장으로의 발길도 끊었다. 대신 쇄신 인사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새로운 도약을 위해 경영 본업에 매진하고 있다. 핵인싸, SNS 정리·야구장 발길 뚝 3일 재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이 최근 SNS에 이어 야구장에서도 종적을 감췄다. 정 회장은 재계를 대표하는 ‘야구광’으로 SSG 랜더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는 야구장에서 정 회장의 목격담이 들리지 않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올해 SSG 랜더스의 랜더스필드에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 회장이 SSG 랜더스의 홈 경기에 방문한 날보다 방문하지 않은 날을 새는 것이 더 빠르다고 할 정도였다. SSG 랜더스가 우승했던 2022년에는 홈 72경기 중 39경기를 직관했다.신세계 관계자는 “올해는 아직 회장님의 야구장 방문에 대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가 한국에서 최초로 개최됐고, 2024 한국프로야구 정규리그도 막을 올렸다. 굵직한 이벤트들이 있었음에도 정 회장의 모습이 야구장에서 포착되지 않은 것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야구장을 방문한 것과 대조된다. 신동빈 회장은 MLB 서울시리즈 때 고척돔을 찾았고, 김승연 회장은 올해 한화 이글스의 개막 홈 경기 때 모습을 드러냈다.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도 MLB 서울시리즈에 초청을 받았지만 일정상 방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공식 방문한 건 지난해 10월 23일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었다. 정 회장은 2023년 1월 SSG 랜더스의 미국 전지훈련장을 찾아 선수단을 격려했지만 올해는 이런 소식도 없다. 그렇지만 야구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지난 2월 신세계그룹의 신입사원 입문교육 수료식 때 자신의 야구 철학에 대해 언급했다. 한 신입사원이 “얼마 전 류현진이 KBO로 복귀했는데, SSG 랜더스 구단주로서 우수 선수 영입과 우승을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고 묻자 정 회장은 “어느 한 사람이 특출나게 잘한다고 해도 안 될 땐 안 되는 게 야구”라며 “슈퍼스타 한 명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팀워크, 우정, 교감 등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재계 ‘핵인싸’로 꼽히는 정 회장은 지난달 8일 회장 승진 이후 20일 만에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대거 정리했다. 84만여명의 팔로워를 지닌 정 회장은 이전까지는 거의 매일 게시물을 올리며 사람들과 소통해왔다. 하지만 현재에는 게시물 13개만 남았고, 팔로잉 수도 0명으로 바뀌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이 본인의 사진에서 ‘꽃’으로 교체됐고, 마지막 게시물은 2월 19일로 남아 있다. 회장 취임 이후에는 어떤 게시물도 게재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SNS 활동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고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쇄신 인사·구조조정…경영 성과 ‘올인’ 지난해 이마트가 창사 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감이 팽배하다. 이런 가운데 정 회장은 리스크 관리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칼을 뽑았다. 지난 2일 회장 취임 후 첫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적자 전환의 원흉으로 지목된 신세계건설의 정두영 대표를 경질하고,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선임했다. 지난해 11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개편과 함께 도입한 수시 인사의 첫 사례다. ‘재무통’을 선임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허병훈 신임 대표는 지난 2018년 신세계그룹으로 입사해 전략실 기획총괄 부사장보, 지원총괄 부사장, 관리총괄 부사장,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달 25일부터는 창립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인력 효율화를 통해 수익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마트(29조4000억원)는 지난해 쿠팡(31조8000억원)에 ‘매출 1위’ 자리를 넘겨줘야 했다. 그리고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같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돌파구 마련이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는 실적 악화로 분위기가 무거운 상황에서 회장 승진 카드를 꺼내 들며 정 회장을 중심으로 ‘정면 돌파’를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했고, 정용진 회장은 변화된 일련의 행보로 반드시 경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04 07:01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